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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책을 냈으면 좋겠어

채용의 중요성

문제는 언제나 발생한다.

어떤 문제가 3번 연속으로 발생했다면 더 큰 문제다.

 

내가 속한 디지털 마케팅은 고객사를 컨설팅하기에 대부분의 일은 사람이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은 문제와 실수가 발생한다.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을 유지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음에도 문제인지 모르고 살아간다. 토스나 카카오뱅크가 금융 서비스의 고객 경험을 쉽게 개선하기 전에는 금융 서비스의 불편함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몇몇 문제는 문제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서 문제가 커진다.  

나는 일을 하면서 여러가지 문제를 겪었다. 내 경험에 의하면 문제의 중요도를 나누는 일이 문제를 만든다. 상황과 개인의 역할에 따라서 문제의 중요도는 다르다. 결국, 작고 큰 문제는 없고, 모든 문제는 중요하고, 해결해야 한다. 나는 중요하지 않다고 봤지만, 누군가에겐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내가 해결할 문제들은 정해진 답이 없는 경우가 많다. 문제의 해결이 잘못된 선택임을 무수히 많이 겪었다. 해결할 문제가 많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치기도 했다. 확신이 없어 완벽하게 처리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쯤 하면 됐다' 고 생각하는 순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자란다. 

 

나는 채용과 관련해서 잘못된 선택으로 더 큰 문제를 만든 적이 있다. 우리는 늘 사람이 부족했다. 

회사가 성장하고 있었고, 성장의 토대는 사람이었다.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했고, 끊임없이 사람을 채용했다. 회사는 나름의 채용 기준이 있었다. 채용 기준은 경쟁사와 비교해서 까다로웠다. 능력 있는 인재가 중요했고, 잘못된 채용은 회사를 성장 시킨 기존 구성원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채용과 관련해서 나는 문제를 만들었고, 문제를 자라게 했다.

 

내부 리소스 부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용 기준을 낮춰서 인재를 채용했는데, 더 큰 문제를 만들었다.

채용 기준에 대한 타협은 올바른 문제 해결이 아니었다.

 

우리는 높은 채용 기준이 있었지만, 나는 당장의 리소스 부족으로 채용 기준을 낮추고 리더를 채용했다.

당장의 리소스 해결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차선을 선택했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는 늘 최선을 선택해야 한다. 

 

신입과 경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인터뷰 대상자는 3단계~4단계의 인터뷰를 거친다. 인터뷰를 진행한 리더들이 모여 면접자에 대한 점수를 공유하고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면접자의 점수 평균이 80점 이상이었을 때 우리는 구성원을 채용했다.  70이면 우리는 구성원을 채용하지 않거나, 추가 인터뷰를 진행한다. 새로 뽑은 분의 점수는 대략 70점이었고, 한 면접관은 50점을 줬다. 50점이라는 점수는 그 분을 채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명확한 시그널이다. 그녀의 경험과 문제 해결 능력이 우리가 뽑고자 하는 포지션에 미달하거나 맞지 않는다고 누군가는 판단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채용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해야 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많은 의견들이 나오는데 사람이 절박하게 필요한 상황인데 우리의 채용 기준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이 의견을 수용해서 총점은 70점이고 누군가는 50점을 줬음에도 우리는 추가 인터뷰 없이 그녀를 채용했다. 이 선택이 더욱 문제인 것은 우리가 채용하려는 포지션이 한 팀의 리더였다. 더더욱 타협해서는 안되고 신중했어야 하는데 나는 타협을 선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채용이 잘못됐다는 신호가 왔다. 팀의 구성원들이 만족하지 못했고, 그녀는 입사 적응이라는 명목 하에 제대로 업무를 처리하지 못했다. 리더는 해결해야 할 과제의 우선 순위를 설정해야 하는데 그녀는 그러지 못했다. 나는 그녀를 교육하면 회사에 적응하고, 그녀의 업무 역량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사람은 달라지지 않는다.  업무 경험이 5년 이상 넘어간 경우에는 더더욱 달라지기 어렵다. 그리고 설사 변화한다고 해도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서 그녀를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우리는 대기업이 아니다. 오히려 팀의 리소스는 과중됐다. 리소스를 줄이기 위한 타협이 오히려 리소스를 키우는 일이 됐다.

 

사람을 채용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하고, 기준을 높여야 한다. 높인 기준에 타협하면 안된다.

이 잘못된 선택은 점점 쌓여서 더 큰 문제를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다.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을 것을 구분하는 일도 참 어려운 일이지만, 변하지 않을 것을 공부나 학습과 지시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더욱 바보 같은 생각이다. 

채용은 신중해야 한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 우리가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1시간 남짓의 면접에서 판단하는 건 고도의 정신 활동이다. 나는 이제 면접에서 지원자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행동과 결과에 대해서 묻고, 이견이 있으면 계속 질문하고, 1%의 의심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채용하지 않는다.